글로벌게임잼 2012 - GRASS GROUND JOURNEY

대체적으로 1월 마지막 주에는 글로벌 게임잼이란 행사가 열립니다. 전세계적으로 같은 날, 같은 주제로 즉흥적으로 모인 사람들끼리 팀을 짜서 48시간 동안 게임을 만드는 이벤트입니다. 재즈의 즉흥 연주 같은 감각으로, 즉흥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다 보니, 이런 행사는 잘 몰랐습니다만, 어쩌다가 행사 모집 안내를 발견하여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경험이 기억에 남아서 이후 매년 참가할 정도로 좋아하는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처음 참가했던 해가 2012년이었네요. 사실 이런 유형의 행사에서는 프로그래머, 게임 디자이너, 그래픽 아티스트 정도의 구성으로 끝납니다. 이런 행사에 오디오 작업자가 참가하는 경우가 잘 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습니다만.. 어떻든, 호기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나름 이후의 커리어 패스가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향을 주었네요.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게임잼으로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추천합니다.

작업 환경 관점에서, 제 경우 노트북은 그리 우선 순위가 높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노트북은 취미 용도일 뿐, 작업을 할 수 있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입력 환경도 그렇고, 음악 제작 환경에서는 화면 크기라던가 해상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만, 그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던 게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부터 입니다. 게임잼 참여 이전에는 노트북만으로 음악을 만들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특정 장소에 모여서 즐기는 행사인 만큼, 뭔가 장비를 다양하게 들고가기엔 불편한 부분들이 많아서, 노트북 한 대와 작은 사이즈의 신디사이저(op1) 하나만 준비했었습니다. 이런저런 음악 관련 소프트웨어도 대부분 데스크탑에만 설치해두었기 때문에, 노트북엔 로직 정도만 있었습니다만, 이런 행사에서는 이런저런 다양한 기기들이 필요한 게 아니었네요. 모든 게 다 제약이었기 때문에, 그 제약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노트북 환경, 로직 내장 신스들, 그리고 24키의 작은 사이즈 신디사이저만 이용해서 뭔가를 만든다는 것이 나름의 제약이었고, 도전과제 같은 느낌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넥슨에서 엔씨로 옮긴 이후로는 가끔 1년에 두어곡 습작을 만드는 정도로, 곡을 거의 안 만드는 편이었는데, 글로벌 게임잼 참여하면서, 여기에서라도 뭔가 만들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1월의 마지막 주에 열리는 행사이다 보니, 게임잼을 뛰어야 새로운 해가 시작된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도 했었네요. 게임잼은 제약 많은 환경이다 보니, 오히려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리 대단한 걸 만들지 않아도 되는 재미있는 행사라서.

게임잼에서 처음 만든 곡은, 정작 팀 게임의 방향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게임 내에서 쓰지는 않았습니다. 제약 많은 환경에서 익숙한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 본다는 것에 의의를 뒀던 그런 곡입니다. 라테일과 아스가르드의 중간 정도에 있는 필드 음악 분위기의 곡입니다. 곡명은 큰 의미는 없고, GGJ를 다르게 풀어 써보자는 느낌..

2023년 글로벌 게임잼은 이번 주말(2월 3일~2월 5일)에 열립니다. 올해는 어떻게 할 지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글 쓰던 중 참가 신청은 했고), 어떤 주제가 나올 지 기대가 되네요.
GRASS GROUND JOURNEY (2023 REMASTER)
GLOBAL GAME JAM at NEXON 2012
composed by JOOEUN HWANG

https://globalgamejam.org/users/elore
개인적 글로벌게임잼 10여년의 흔적..

Видео 글로벌게임잼 2012 - GRASS GROUND JOURNEY канала 황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