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 BGM 리마스터 - 무사의 방 | NC2

바람의나라 음악들은 그리 어쿠스틱하지 않고, 전자음악 요소들이 이곳저곳에 있습니다만, 무사의 방 음악은 그런 바람의나라 수록곡 중에서도 가장 딥한 전자음악 스타일 곡입니다. 리듬의 과격함으로는 소림사가 있고, 장르의 딥한 걸로는 해파리상어장군이겠습니다만, 종합으로 보면 무사의 방이 가장 일렉트로닉합니다.

모든 음색이 일렉트로닉한 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묘하게 메인 멜로디를 이끄는 음색에서 동양적인 느낌이 나면서, 일본 본성과 어울리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네요. 백향의 방을 만들 때엔, 비밀 세작의 집과 다른 멜로디의 곡을 생각했었는데, 당시엔 다른 멜로디가 영 떠오르지 않았고, 메인 악기 음색도 그걸 그냥 쓰게 되었기 때문에, 두 번째 일본 어레인지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베이스는 유지하지만, 리듬을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바꾸면서 공간을 좀 비워보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격하거나 댄서블한 전자음악으로 가도 되지 않았겠느냐는 견해도 있었지만, 나름 이런저런 부분들을 비우는 형태가, 이 장소와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보름달 뜬 일본 본성의 실루엣을 떠올려보면서.

딥한 분위기는 일본 본성 시리즈 중에서 높은 난이도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일본 본성은 중간 보스의 공간이 연속해서 등장하는 독특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전통적인 콘솔 게임에서라면 각 중간 보스마다 다른 음악을 편성하는 것도 재미있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지만, 당시엔 이 지역에 더 많은 어레인지를 넣기엔 과한 것 같기도 했었네요. 해골왕이라던가 파괴왕을 위한 곡을 만들려고 했다가 접었던 듯 합니다. 맵 하나 지나갈 때마다 음악 바뀌는 것도 재미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만, 당시엔 용량 문제도 크고 해서... 해골왕이라던가 파괴왕 음악도 따로 안 만드는데, 유성지라던가 진 전투 음악까지 만드는 건 과잉이긴 했겠지요. 그리고, 일본 음악을 추가하던 시점엔 보스 스폰 타이밍에 맞춰 전투 음악으로 바꾸는 연출이 가능하지 않았었고...

해골갑옷이 참 멋져 보였는데, 이건 입어본 적이 없어서 더 환상의 장비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NC2
KINGDOM OF THE WINDS
composed by JOOEUN HWANG

album download:
https://elore.bandcamp.com/album/remast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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