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v 도쿄 베르디 - 2006 AFC 챔피언스 리그 (Ulsan Hyundai - Tokyo Verdy - 2006 AFC Champions League)

May 3, 2006 손쉬운 예선전, 라모스

2003년 AFC는 기존의 아시아 클럽선수권대회(리그 우승팀 출전)와 컵위너스컵(FA컵 우승팀 출전)을 통합해 AFC 챔피언스 리그를 출범시키며 UEFA나 CONMEBOL 같은 클럽 대항전의 활성화를 꾀했다. 출전 자격은 기본적으로는 각국 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었지만 여전히 아시아에는 FA컵이 없는(...) 국가도 많아서 각국 협회의 추천을 받은 팀이 출전토록 했다. 대체로 FA컵이 없는 국가는 리그 1,2위가 출전했다.

2005년 K리그 챔피언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합계 6-3(1승 1패)으로 제압하고 9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는 한국 챔피언 자격으로 이 대회에 나섰다. 2005년말 AFC에 가입한 호주 클럽들의 출전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동남아 클럽들이 한중일 클럽들과 맞붙는 형세가 이 대회까지는 지속되었다. 그런데, 태국축구협회(FAT)와 인도네시아 축구연맹(PSSI)이 선수 등록 마감일(2006년 2월 12일)을 지키지 못해 AFC는 양국 대표 4개 클럽을 실격시켰다. 출전이 불허된 4개 클럽은 태국의 태국담배공사(TTM FC: Thailand Tobacco Monopoly, 리그 우승팀)와 지방전력청(PEA FC; Provincial Electricity Authority, 리그 2위), 인도네시아의 페르시푸라 자야푸라(리그 우승팀)와 아레마 말랑(인도네시아컵 우승팀)이었다. 태국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FA컵이 열리지 않아 리그 1,2위팀이 나섰다. 참고로 태국담배공사는 현재 태국 명문클럽으로 발돋움한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전신.

어쨌든, 울산은 한조에 속한 태국 지방전력청과 인도네시아의 아레마 말랑이 실격함에 따라 일본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나온 도쿄 베르디 1969와만 2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두팀중 1위가 8강에 올라간다. 그런데, 이 당시 베르디는 2부리그로 강등된 상태. 1990년대 J리그 출범 당시 '베르디 가와사키'라는 이름으로 J리그 초대 및 2대 챔피언으로 일본 축구계를 접수했던 베르디는 모기업 요미우리 신문이 경영에서 손을 떼자 급전직하, 2005시즌 리그 18개팀중 17위에 그치며 2부 리그로 추락했다. FA컵 우승은 2004년 대회(결승은 2005년 1월 1일). 90년대 일본 축구의 스타중 하나인 브라질 출신 귀화인 루이 라모스가 감독을 맡고 있었다. 라모스는 갓 성인이 된 1977년 일본으로 넘어와서 1998년 41세로 은퇴할때까지 단 2년간을 제외하곤 베르디의 전신인 요미우리 니폰 FC와 베르디 가와사키에서만 20시즌간 활약한 팀의 레전드중의 레전드. 몰락한 친정팀을 되살리기 위해 감독직을 자처했지만, 이 시기의 울산을 당해내긴 어려웠다. 여담으로, 그래도 라모스는 2007시즌 베르디를 J2리그 2위에 올려놓으며 1부리그 복귀를 이뤄내고 후배이자 역시 팀 레전드인 하시라타니 테츠지에게 명예롭게 감독직을 넘겨주고 구단 전무이사가 되었다.

1차전 도쿄 원정에서 베르디를 2-0으로 완파했던 울산은 크게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홈경기를 맞이한다. 그럼에도 상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베스트 멤버를 모두 투입.
선발 라인업

울산 현대 (3-3-2-2):
25-김지혁;
6-박동혁, 5-유경열, 3-박병규;
2-비니시우스, 8-이호, 14-장상원;
16-이상호, 26-김영삼;
10-이천수, 15-마차도.
감독 - 김정남

베르디 가와사키 (4-4-2):
21-다카기 요시나리;
5-데디마르 리마, 4-토가와 켄타, 2-하기무라 시게노리, 27-아오바 유키히로;
7-오하시 마사히로, 15-카나자와 신, 11-오노 하루타카, 10-아나일손;
16-이이오 카즈나리, 25-히라모토 카즈기.
감독 - 루이 라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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