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v 한국 - 1980 아시안컵 결승 (Kuwait v South Korea - 1980 Asian Cup Final)

Sep 30, 1980 명승부 이후, 후유증

1956년과 1960년 아시안컵 1,2회 대회를 석권했던 한국은, 그러나 이후 중동세의 등장에 밀려 오랜 기간 아시안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1964년 대회에서는 올림픽 예선과 겹쳐 2진급을 내보냈다가 3위에 머물렀고, 1968년과 1976년엔 지역예선 탈락, 1972년엔 이란에게 결승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틀전 벌어진 사상 두번째 남북대결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영웅 정해원의 대활약으로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결승에서 홈팀 쿠웨이트와 다시 만난다. 쿠웨이트는 1976년 대회 준우승 이후 2연속 결승행이고 한국은 8년만. 조별 예선에서도 같은 조였던 두팀은, 당시엔 한국이 황석근의 선제골과 최순호의 후반 연속골로 3-0으로 완승한 바 있다.

꽤나 이례적으로 양팀 모두 1943년생 동갑내기인 김정남과 카를로스 알베르토 파헤이라(브라질), 두 30대 젊은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한달전 끝난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8강에 진출했던 쿠웨이트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손발을 맞춰온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당대의 아시아 최정상급팀으로 손색이 없었다. 여기에 1970년대 영국 출신 지도자들에 이어 198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자갈로, 파헤이라 등 브라질의 최상위급 지도자들을 영입해 눈에 띄는 전력 상승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원 사령관 알-후티나 스트라이커 자셈 야쿠브, 알-다힐 등이 중심 인물. 특히 자셈 야쿠브는 1974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북한을 피하기 위해 쿠웨이트에 고의패배(0-4)했을 당시 두골을 터뜨린 바 있었다.

한국은 대회 득점 1위에 올라있던 18세의 신예 최순호를 필두로 북한전의 영웅 정해원, 미드필드에서는 조광래-이영무-이강조 트리오가 버티고 있는 전통의 아시아 강자. 1974년 아시안게임에서 고의패배한 이후 1977년 월드컵 예선전에서 1승 1무, 1978년 아시안게임에서 승리하며 쿠웨이트에게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관건은 준결승에서의 격전으로 인한 체력 부담. 이미 이 대회에서 한국은 이틀 간격으로 5경기나 치렀고, 전날 벌어진 3,4위전에서 단 하루 쉬고 나온 북한이 이란에게 0-3으로 완패하기도 했다.

선발 라인업

쿠웨이트 (4-3-3):
22-자셈 바흐만;
3-마흐봅 줌마, 2-나엠 사드, 4-자말 알-카벤디, 14-흐무드 플레이타;
8-모하마드 카람, 6-사에드 알-후티, 11-나세르 알-가넴;
9-자셈 야쿠브, 16-파이잘 알-다힐, 10-압둘아지즈 알-안바리.
감독 - 카를로스 알베르토 파헤이라 (브라질)

한국 (4-3-3):
21-조병득;
12-최종덕, 8-조영증, 3-홍성호, 13-장외룡;
9-이영무, 4-조광래, 15-이강조;
16-정해원, 22-최순호, 11-이정일.
감독 - 김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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