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외래 문화 배척…영어 교육 심혈 [클로즈업 북한] / KBS 2025.04.26.
요즘 ‘7세 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유아 시기부터 영어 사교육열풍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어 열풍, 남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외부 문화를 철저히 차단하는 북한에서도 영어 교육은 예외적으로 장려되고 있다는데요. 유치원 단계부터 영어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대학생들의 경우 영어는 기본에 중국어, 러시아어 등 다국어 능력까지 요구되고 있습니다. 외국 문화는 철저히 배척하면서도 외국어는 장려하는 북한의 교육 실태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평양 김일성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참가자들을 향해 뜨거운 환호를 보냅니다.
[앤서니 맥팔런/여행 유튜버 : "와, 정말 비현실적인 경험이에요."]
이 장면은 영국 출신 여행 유튜버 앤서니 맥팔런이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직접 촬영한 영상인데요.
["제31차 평양국제마라톤 경기대회를 진행하게 됩니다."]
6년 만에 외국인 참가가 허용된 스포츠 이벤트였던 만큼 유튜버가 전한 북한 내부 모습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앤서니 맥팔런/여행 유튜버 : "자유롭게 거닐 수 있어서 좋아요. 특별히 관광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도 모두 친절해요."]
특히 외국인들이 던진 인사에 영어로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시선을 끌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린아이들은 먼저 말을 걸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평양 마라톤에 도전한 또 다른 유튜버, 조이 스티븐스의 영상에도 비슷한 장면은 담겨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히려 우리말로 인사를 건네는 외국인에게 영어로 호응하기도 하죠.
["안녕하세요."]
일부 북한 주민들의 경우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 같은 모습, 평양에만 국한된 풍경이 아닙니다
지난 2월, 북한 라선을 방문하고 그 후기를 유튜브에 공개한 알레 살비노 4일간의 체류 기간 중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춘 북한 현지 가이드였습니다.
[북한 관광 가이드 : "제가 좀 긴장해서 가사가 잘 들리질 않네요. 이 노래는 듣는 건 참 좋아하지만 제 음색과는 조금 안 맞는 것 같아서 느린 곡으로 불러보려 해요."]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곡을 바꾼 가이드는 이내 영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습이 흥미로웠는지 그녀와 대화를 시도하는데요.
[알레 살비노/여행 유튜버 : "그런데 영어는 몇 년 동안 공부하셨어요?"]
[북한 관광 가이드 : "맞혀보세요! 저는 영어 공부한 지 6년 됐어요."]
살비노가 아르헨티나 출신이라고 밝히자, 가이드는 축구 이야기를 꺼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북한 관광 가이드 : "아르헨티나는 남미에 위치한 나라로, 수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입니다. 그리고 축구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중 하나죠. (축구 선수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메시, 마라도나를 비롯해 수많은 축구 스타들이 당신 나라 출신이죠. (이건 정말 믿기지 않아요. 심지어 북한에서도 축구의 영향력이 이렇게 클 줄이야.)"]
이후 방문한 라선시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은 자신들의 영어 수업 장면을 공개하고, 서슴없이 외국인들과 어울립니다.
["(여기는 북한의 한 학교입니다.) 북한입니다. (여러분 몇 살이에요?) 17살입니다."]
물론 관광객을 응대하기 위해 미리 선발된 학생일 가능성도 있지만 영어 회화는 꽤 능숙한 수준이었고, 인근의 라선 외국어학교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외국어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어떤 언어를 공부해요?) 영어랑 러시아어요."]
["저는 4개 국어 해요. 북한말 포함해서요. 북한말,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외부 문화 유입은 철저히 차단해 온 북한 당국이 외국어 교육에는 일찍부터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6.25 전쟁 이후부터 외국어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했고, 특히 소련과의 관계가 밀접했던 시기에는 러시아어가 북한의 제1 외국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북한은 해방 후 소련의 영향 아래 있었잖아요. 사회주의 교육의 기반도 레닌의 교육학에서 시작됐고 과학기술 역시 다 소련에서 들여오고 기본적인 엘리트 양성을 소련을 통해서 초기에는 다 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해방 후 외국어가 러시아어가 먼저 들어갔어요."]
영어 역시 ‘원수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는 구호 아래 교육이 실시됐습니다.
미국과의 전쟁 대비를 이유로 영어 교육을 정당화한 건데요.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는 영어의 비중이 러시아어를 조금씩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1960년대를 지나고 북한이 자주, 자립을 주장을 하면서 러시아하고 조금 분리하고 독립적, 자주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으면서 오히려 독일이나 영어권으로 학생들을 유학 보내서 과학기술을 전수하는 방향으로. 그 방향이 영어권으로 방향이 좀 바뀌면서."]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되자 북한의 외국어 교육은 완전히 영어 중심으로 방향을 굳혔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인 2013년부터는 영어의 중요성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북한은 현재 소학교 4학년부터 영어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고 다양한 학습법을 개발, 독려하고 있는데요.
조선중앙TV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활용해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박순정/김성주소학교 학생 : "재미나는 만화영화도 보고 영어 노래도 부르니까 단어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동무들과 회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집권 이후 줄곧 과학화, 현대화를 주장하며 북한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념이 담겨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 기대하던 대미 협상이 오랜 기간 성과 없이 이어지자, 영어에 능한 인재를 육성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금혁/평양외국어학원·김일성종합대학출신 :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적으로 규정을 하고 있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항상 무언가를 하려고 시도를 하기 때문에 그게 핵 협상이 됐든 다른 형태의 협상이 되었든지 간에 미국과 마주 앉아야 하는 기회는 북한에게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서 혹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진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영어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아주 오래전부터 했었고요."]
북한 당국의 기조에 맞춰 일부 아동은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접하고 있는데요.
["저는 좋아요, 감사합니다. 선생님은요? (아주 좋아요. 일찍 왔네요. 예쁘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 (자, 가볼까요!)"]
이러한 영재 교육 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우리의 외국어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외국어 학원에 진학, 상당한 수준의 기량을 갖춘다고 합니다.
[김금혁/평양외국어학원·김일성종합대학출신 : "저도 평양 외국어학원을 졸업했는데요. 평양 외국어학원 같은 경우 일주일 동안 영어 수업이 정말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루에 3~4개 정도의 영어 수업을 받고 있고 영어 수업도 듣기, 본문, 단어 아주 체계별로 이렇게 나뉘어 있습니다.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오신 원어민 선생님들이 항상 학교에 상주하면서 외국어 교육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외국어 레벨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영어 교육의 확산이 북한 당국에겐 오히려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언어 자체에 그 나라 문화가 담겨 있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외부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는 겁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결국엔 언어가 문화라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사상 교육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사상 통제를 계속 강화해서 이들이 북한을 벗어나지 못하게 계속 발목을 잡는 거죠."]
실제 여행 유튜버들이 만난 북한 청소년들 중 일부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대해 영어로 질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라선고급중학교 학생 : "혹시 메시 선수를 직접 만난 적 있어요? (아니요, 스페인에서 경기로만 봤어요.) 메시 선수는 지금 어디 있나요?"]
그러나 외국인 유튜버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뭐라고 말할까? 어떤 걸 말할까?"]
망설이더니, 결국 체제 선전을 이어갑니다.
[라선고급중학교 학생 : "교복도, 책도, 가방도 전부 무료예요. 자애로운 김정은 원수님이 우리에게 좋은 학용품을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우리는 세상이 부럽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제일 좋고 우린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는 거예요. 그게 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외부 문화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와중에도 영어 교육에는 진심인 북한 당국.
언어는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이 모순된 외국어 교육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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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육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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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평양 김일성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참가자들을 향해 뜨거운 환호를 보냅니다.
[앤서니 맥팔런/여행 유튜버 : "와, 정말 비현실적인 경험이에요."]
이 장면은 영국 출신 여행 유튜버 앤서니 맥팔런이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직접 촬영한 영상인데요.
["제31차 평양국제마라톤 경기대회를 진행하게 됩니다."]
6년 만에 외국인 참가가 허용된 스포츠 이벤트였던 만큼 유튜버가 전한 북한 내부 모습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앤서니 맥팔런/여행 유튜버 : "자유롭게 거닐 수 있어서 좋아요. 특별히 관광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도 모두 친절해요."]
특히 외국인들이 던진 인사에 영어로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시선을 끌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린아이들은 먼저 말을 걸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평양 마라톤에 도전한 또 다른 유튜버, 조이 스티븐스의 영상에도 비슷한 장면은 담겨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히려 우리말로 인사를 건네는 외국인에게 영어로 호응하기도 하죠.
["안녕하세요."]
일부 북한 주민들의 경우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 같은 모습, 평양에만 국한된 풍경이 아닙니다
지난 2월, 북한 라선을 방문하고 그 후기를 유튜브에 공개한 알레 살비노 4일간의 체류 기간 중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춘 북한 현지 가이드였습니다.
[북한 관광 가이드 : "제가 좀 긴장해서 가사가 잘 들리질 않네요. 이 노래는 듣는 건 참 좋아하지만 제 음색과는 조금 안 맞는 것 같아서 느린 곡으로 불러보려 해요."]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곡을 바꾼 가이드는 이내 영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습이 흥미로웠는지 그녀와 대화를 시도하는데요.
[알레 살비노/여행 유튜버 : "그런데 영어는 몇 년 동안 공부하셨어요?"]
[북한 관광 가이드 : "맞혀보세요! 저는 영어 공부한 지 6년 됐어요."]
살비노가 아르헨티나 출신이라고 밝히자, 가이드는 축구 이야기를 꺼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북한 관광 가이드 : "아르헨티나는 남미에 위치한 나라로, 수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입니다. 그리고 축구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중 하나죠. (축구 선수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메시, 마라도나를 비롯해 수많은 축구 스타들이 당신 나라 출신이죠. (이건 정말 믿기지 않아요. 심지어 북한에서도 축구의 영향력이 이렇게 클 줄이야.)"]
이후 방문한 라선시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은 자신들의 영어 수업 장면을 공개하고, 서슴없이 외국인들과 어울립니다.
["(여기는 북한의 한 학교입니다.) 북한입니다. (여러분 몇 살이에요?) 17살입니다."]
물론 관광객을 응대하기 위해 미리 선발된 학생일 가능성도 있지만 영어 회화는 꽤 능숙한 수준이었고, 인근의 라선 외국어학교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외국어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어떤 언어를 공부해요?) 영어랑 러시아어요."]
["저는 4개 국어 해요. 북한말 포함해서요. 북한말,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외부 문화 유입은 철저히 차단해 온 북한 당국이 외국어 교육에는 일찍부터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6.25 전쟁 이후부터 외국어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했고, 특히 소련과의 관계가 밀접했던 시기에는 러시아어가 북한의 제1 외국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북한은 해방 후 소련의 영향 아래 있었잖아요. 사회주의 교육의 기반도 레닌의 교육학에서 시작됐고 과학기술 역시 다 소련에서 들여오고 기본적인 엘리트 양성을 소련을 통해서 초기에는 다 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해방 후 외국어가 러시아어가 먼저 들어갔어요."]
영어 역시 ‘원수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는 구호 아래 교육이 실시됐습니다.
미국과의 전쟁 대비를 이유로 영어 교육을 정당화한 건데요.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는 영어의 비중이 러시아어를 조금씩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1960년대를 지나고 북한이 자주, 자립을 주장을 하면서 러시아하고 조금 분리하고 독립적, 자주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으면서 오히려 독일이나 영어권으로 학생들을 유학 보내서 과학기술을 전수하는 방향으로. 그 방향이 영어권으로 방향이 좀 바뀌면서."]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되자 북한의 외국어 교육은 완전히 영어 중심으로 방향을 굳혔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인 2013년부터는 영어의 중요성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북한은 현재 소학교 4학년부터 영어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고 다양한 학습법을 개발, 독려하고 있는데요.
조선중앙TV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활용해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박순정/김성주소학교 학생 : "재미나는 만화영화도 보고 영어 노래도 부르니까 단어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동무들과 회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집권 이후 줄곧 과학화, 현대화를 주장하며 북한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념이 담겨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 기대하던 대미 협상이 오랜 기간 성과 없이 이어지자, 영어에 능한 인재를 육성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금혁/평양외국어학원·김일성종합대학출신 :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적으로 규정을 하고 있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항상 무언가를 하려고 시도를 하기 때문에 그게 핵 협상이 됐든 다른 형태의 협상이 되었든지 간에 미국과 마주 앉아야 하는 기회는 북한에게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서 혹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진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영어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아주 오래전부터 했었고요."]
북한 당국의 기조에 맞춰 일부 아동은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접하고 있는데요.
["저는 좋아요, 감사합니다. 선생님은요? (아주 좋아요. 일찍 왔네요. 예쁘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 (자, 가볼까요!)"]
이러한 영재 교육 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우리의 외국어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외국어 학원에 진학, 상당한 수준의 기량을 갖춘다고 합니다.
[김금혁/평양외국어학원·김일성종합대학출신 : "저도 평양 외국어학원을 졸업했는데요. 평양 외국어학원 같은 경우 일주일 동안 영어 수업이 정말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루에 3~4개 정도의 영어 수업을 받고 있고 영어 수업도 듣기, 본문, 단어 아주 체계별로 이렇게 나뉘어 있습니다.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오신 원어민 선생님들이 항상 학교에 상주하면서 외국어 교육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외국어 레벨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영어 교육의 확산이 북한 당국에겐 오히려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언어 자체에 그 나라 문화가 담겨 있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외부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는 겁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결국엔 언어가 문화라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사상 교육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사상 통제를 계속 강화해서 이들이 북한을 벗어나지 못하게 계속 발목을 잡는 거죠."]
실제 여행 유튜버들이 만난 북한 청소년들 중 일부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대해 영어로 질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라선고급중학교 학생 : "혹시 메시 선수를 직접 만난 적 있어요? (아니요, 스페인에서 경기로만 봤어요.) 메시 선수는 지금 어디 있나요?"]
그러나 외국인 유튜버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뭐라고 말할까? 어떤 걸 말할까?"]
망설이더니, 결국 체제 선전을 이어갑니다.
[라선고급중학교 학생 : "교복도, 책도, 가방도 전부 무료예요. 자애로운 김정은 원수님이 우리에게 좋은 학용품을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우리는 세상이 부럽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제일 좋고 우린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는 거예요. 그게 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외부 문화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와중에도 영어 교육에는 진심인 북한 당국.
언어는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이 모순된 외국어 교육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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