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 서울 시민들이 35년 만에 태극기를 꺼낸 날

1945년 8월 15일. 일제강점기 35년의 어둠이 끝나던 날, 서울 시민들의 가슴 속 깊이 숨겨둔 태극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정오, 쇼와 천황의 항복 방송이 울려 퍼지자 조선은 숨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깨뜨린 것은 천장 속, 벽 틈새, 마루 밑에서 35년간 숨겨져 있던 태극기들이었습니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 태극기 소지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었지만, 우리 민족은 결코 그 깃발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남대문 거리의 70세 노인 김성재 씨가 떨리는 손으로 창고 뒤편에서 꺼낸 낡은 태극기. 종로의 한 할머니가 30년간 굴뚝 속에 숨겨둔 그을음 묻은 태극기. 이들이 꺼낸 것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라 35년간 지켜온 조선의 혼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1945년 8월 15일부터 9월 1일 미군정이 시작되기까지, 17일간 진정으로 자유로웠던 서울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일본 경찰이 사라진 거리, 35년 만에 울려 퍼진 한국어 노래, 그리고 하늘 높이 펄럭이는 수천 개의 태극기.
"우리는 35년을 견뎠고, 결국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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