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og]마음챙김 브이로그 | 상담 6회기/ #상처 와 #성장
-흰 도화지 같은 사람
원래 상담 시간은 월요일 오후 4시 반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실수로 일정이 겹쳐 일요일로 옮기자고 하셨다.
일요일... 주말은 조금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 스쳤지만, 월요일 외에 다른 날에 상담받을 용기는 또 없었다. 일요일 4시까지 에너지를 채워서 상담받으러 가도 되겠다 싶어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항상 늦을까 봐 미리 준비하는 습관 때문에 당일에도 3시에 이미 준비를 마치게 되어 집 근처에 차를 대고 노란색으로 물들은 은행나무들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10분 정도 걷다가 차에 타서 상담소를 향했는데 꼬리꼬리한 은행 냄새가 올라왔다.
‘새 차에 냄새가 배겠군.’ 생각이 들면서도 황금 같은 은행잎으로 된 길을 사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걸었던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새 차에 지저분한 것이 묻지 않기를 바라는 완벽한 사람이라면 이런 행복을 모르겠구나 싶었다.
보통 한 주에 있었던 일을 톺아보며 상담을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스트레스 사건이 없어 오늘의 상담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갔다.
토요일엔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직장에서는 선배 선생님들과 큰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남자 친구(애착 대상)가 없는 지금 나는 이전의 히스테릭한 모습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너무나 멀쩡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다.
“선생님에 대해 더 알려주세요. 저는 선생님에게 관심이 무척 많거든요. 이번 주에도 선생님 생각을 두어 번 정도 했어요. 괜찮으려나, 힘들면 안 될 텐데 하면서요.”
근황을 이야기한 후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불편한 정적이 아니라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삶... 내가 원하던 거였는데, 이 시간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나는 알기에 예기불안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웃으셨지만, 나는 마음 한편으로 언제 또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했다.
“친구나 직장동료, 학생들은 제 애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어서 저의 이런 모습이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전에 상담받을 때 다른 상담사님께서 남자 친구에게도 기대를 가지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선생님께서는 처음부터 내가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진단에 고착되는 것을 경계하셨는데, 이런 점에서도 내가 성격장애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고 하셨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건, 어떤 사람을 만나건 똑같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말 한마디에도 쉽게 흥분한다고 했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오로지 애착 대상에게만 그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경계성 성격장애라기보다는 애착을 형성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나의 이런 애착에 대한 문제는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애착 대상을 만나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도 걱정이 되셨는지, 처음에 탐색하는 기간을 좀 길게 가지라고, 잘 모르겠으면 차라리 자신에게 보여달라고까지 말씀하셨다. 내 친구들이 나에게 했던 말이라 웃음이 나왔다. 선생님께도 말씀드리니 “선생님을 아끼는 주변 사람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군요. 저도 그 모임에 끼고 싶네요.” 하셨다.
더하여 최근에 유튜브를 영상을 찍으면서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긍정적인 피드백이 더 많지만, 부정적인 피드백도 있기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왜 싫어요를 눌렀지? 이 영상에서 어떤 부분이 도대체 마음에 안 들었지? 남자친구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을까? 나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을까? 아니면 이렇게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연애했다는 것이 마음이 안 들었을까? 아니면 내 말투가 별로였을까?’
나는 도무지 내 영상이 싫었던 이유를 몰라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잘 들으세요. 내향형.”
내향형들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 자기에게로 연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외부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나의 행동과 연관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문장으로 들으니 ‘되게 이상한 사람들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행동하고 있으면서도 뭐가 이상한지 모르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생각은 그 사람들의 것이고, 사건은 그저 일어난 사건일 뿐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인데도 나는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고 있었다.
“외향적인 사람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 더 있어서 선생님처럼 그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도 잘 튕겨내는 경향이 있어요.”
외향적인 성격을 좀 닮아야겠다고 느꼈다.
내향, 외향 이야기를 하니 최근에 mbti 검사에 대해 느꼈던 점이 생각 나 말씀드렸다.
“흑백 요리사에 나오는 최강록 씨라고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은 내향형이 100%래요. 저도 97~98%가 나오는데 도대체 100%인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서 그분 검사하는 영상을 봤는데, mbti 검사를 할 때 양극단으로, 그러니까 1점 아니면 5점으로 체크하면 100%가 나온대요. 그런데 mbti 검사할 때 가능하면 애매하게 체크하지 말라고 안내하잖아요. 그러면 외향형인 사람들은 그 안내를 보고도 중간에 체크하는지 궁금해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응 당연하지.” 하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놀랐어요.”
별 이야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놀란 반응을 보이셨다.
“저는 불안이 또 올라오는데요? 선생님이 안정되어 보여서 ‘우리 상담을 종결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더 진행해야 할 것 같기는 하네요.” 웃으며 말씀하셨다.
“mbti 검사 시작 전에 그렇게 안내하는 것은 최대한 솔직하게 하라는 뜻이에요. 그걸 보고 곧이곧대로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이런 순진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학교 다닐 때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말썽 안 부리고 자랐을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쌓여서 칭찬도 많이 들었을 거고요.”
“..칭찬은 도둑질도 더 잘하게 해요. 만족감이 엄청나서 조심해야 해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칭찬받으려고 살면 사람이 얼마나 잘 흔들리는지 알기에 더 와닿았다.
안쓰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셨다.
“이렇게 어른들 말 잘 듣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왔을 텐데 어떤 기분이 들어요?”
-“저한테는 너무 익숙한 상황이라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경쟁이라는 게 누군가를 밟고 올라선다는 거지만 너무 익숙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고... 저는 오히려 요즘에 학생들에게 별로 좋지 않다고 말하는 강의식 수업을 좋아했어요.”
“정말 우리나라 교육에 특화된 사람이었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인재였네요.”
-“맞아요. 저도 상대평가에 특화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내 점수보다도 석차를 보는 것이 즐거웠다. ‘내가 그래도 평균에 못 미치는 사람은 아니구나.’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성적표인지라 높은 성적을 받지 못했어도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었다.
“사람은 비난받을 때 더 성장하는 법이에요. 누가 나를 공격할 때 ”아니, 난 이렇게 생각해.“ ”내 맘이거든! “ 하고 주관을 세울 때 사람은 성장해요. 칭찬만 받고서는 절대 성장하지 못해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선생님의 말씀은 나에게 새로운 문을 여는 열쇠 같다.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서 선생님은 또 나와 눈을 맞췄다. 내가 했던 생각을 말씀드렸다.
“또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아요. 저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불안해서 주관을 세우지 못했는데 그 원인을 발견한 것 같아요.”
선생님은 흥미롭게 들으시며 말씀하셨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왜 안 되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저는 후회하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며 말할 정도로 나는 후회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후회하는 게 왜 그렇게 싫어요?”
또 생각했다.
-“이것도 감정이라서 어떻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음... 두 갈래 길이 있다고 하면 잘못된 길을 선택했을 때, 그러니까 잘못했어도 ‘아, 이건 이게 잘못이었구나!’하고 깨달으면 상관이 없는데 ‘아 저 길을 선택했어야 했는데...’하고 후회하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게 되잖아요.”
선생님께서는 내 이야기를 듣고 “아, 그것은 성장과 관련된 이야기군요.” 하셨다.
성장?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이었다. 나는 그냥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하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 계속 머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후회하는 게 싫은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無의 상태, 그러니까 흰 도화지 같은 상태였는데 선생님의 말씀이 그 상황에 숨을 불어넣어 숨 쉬게 하는 것 같았다.
그간 모르고 지나쳤던 내 감정이 살아나 이상하게 눈물이 차올랐다.
-“맞아요. 저도 예전에 들었던 생각이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 안 된다고,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선생님은 완벽주의가 있다고 제가 말했었는데 틀렸네요. 완벽주의가 있는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모습을 어제, 오늘 항상 같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선생님은 계속 성장해 나가려고 하는군요...”
-“네... 그런데 그런 성장의 욕구는 결국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거니까요. 그렇게 거창한 마음이라기보다는 ‘와 세상에는 배울 것이 정말 많아!’하는 유치한 마음이었어요.”
상담 막바지에 선생님께서는 나에 대한 마음을 내비치셨다.
“이렇게 잘 수용하는 내담자가 있다니! 선생님과 상담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선생님에게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선생님은 빛이 나는 사람이에요. 저는 처음부터 느꼈어요. 내 앞에서 계속 우는데도 선생님의 향수 냄새가 났어요. 그게 참 좋았어요. 선생님은 어떤 역경이 있어도 그걸 헤쳐 나갈 힘이 있는 사람이에요.”
나는 또 고개를 숙이고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고개를 젓지 않으려고, 아니라고 반박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선생님께서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말들이 또 나의 고집으로 버려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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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상담 시간은 월요일 오후 4시 반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실수로 일정이 겹쳐 일요일로 옮기자고 하셨다.
일요일... 주말은 조금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 스쳤지만, 월요일 외에 다른 날에 상담받을 용기는 또 없었다. 일요일 4시까지 에너지를 채워서 상담받으러 가도 되겠다 싶어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항상 늦을까 봐 미리 준비하는 습관 때문에 당일에도 3시에 이미 준비를 마치게 되어 집 근처에 차를 대고 노란색으로 물들은 은행나무들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10분 정도 걷다가 차에 타서 상담소를 향했는데 꼬리꼬리한 은행 냄새가 올라왔다.
‘새 차에 냄새가 배겠군.’ 생각이 들면서도 황금 같은 은행잎으로 된 길을 사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걸었던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새 차에 지저분한 것이 묻지 않기를 바라는 완벽한 사람이라면 이런 행복을 모르겠구나 싶었다.
보통 한 주에 있었던 일을 톺아보며 상담을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스트레스 사건이 없어 오늘의 상담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갔다.
토요일엔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직장에서는 선배 선생님들과 큰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남자 친구(애착 대상)가 없는 지금 나는 이전의 히스테릭한 모습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너무나 멀쩡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다.
“선생님에 대해 더 알려주세요. 저는 선생님에게 관심이 무척 많거든요. 이번 주에도 선생님 생각을 두어 번 정도 했어요. 괜찮으려나, 힘들면 안 될 텐데 하면서요.”
근황을 이야기한 후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불편한 정적이 아니라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삶... 내가 원하던 거였는데, 이 시간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나는 알기에 예기불안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웃으셨지만, 나는 마음 한편으로 언제 또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했다.
“친구나 직장동료, 학생들은 제 애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어서 저의 이런 모습이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전에 상담받을 때 다른 상담사님께서 남자 친구에게도 기대를 가지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선생님께서는 처음부터 내가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진단에 고착되는 것을 경계하셨는데, 이런 점에서도 내가 성격장애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고 하셨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건, 어떤 사람을 만나건 똑같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말 한마디에도 쉽게 흥분한다고 했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오로지 애착 대상에게만 그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경계성 성격장애라기보다는 애착을 형성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나의 이런 애착에 대한 문제는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애착 대상을 만나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도 걱정이 되셨는지, 처음에 탐색하는 기간을 좀 길게 가지라고, 잘 모르겠으면 차라리 자신에게 보여달라고까지 말씀하셨다. 내 친구들이 나에게 했던 말이라 웃음이 나왔다. 선생님께도 말씀드리니 “선생님을 아끼는 주변 사람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군요. 저도 그 모임에 끼고 싶네요.” 하셨다.
더하여 최근에 유튜브를 영상을 찍으면서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긍정적인 피드백이 더 많지만, 부정적인 피드백도 있기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왜 싫어요를 눌렀지? 이 영상에서 어떤 부분이 도대체 마음에 안 들었지? 남자친구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을까? 나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을까? 아니면 이렇게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연애했다는 것이 마음이 안 들었을까? 아니면 내 말투가 별로였을까?’
나는 도무지 내 영상이 싫었던 이유를 몰라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잘 들으세요. 내향형.”
내향형들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 자기에게로 연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외부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나의 행동과 연관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문장으로 들으니 ‘되게 이상한 사람들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행동하고 있으면서도 뭐가 이상한지 모르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생각은 그 사람들의 것이고, 사건은 그저 일어난 사건일 뿐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인데도 나는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고 있었다.
“외향적인 사람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 더 있어서 선생님처럼 그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도 잘 튕겨내는 경향이 있어요.”
외향적인 성격을 좀 닮아야겠다고 느꼈다.
내향, 외향 이야기를 하니 최근에 mbti 검사에 대해 느꼈던 점이 생각 나 말씀드렸다.
“흑백 요리사에 나오는 최강록 씨라고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은 내향형이 100%래요. 저도 97~98%가 나오는데 도대체 100%인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서 그분 검사하는 영상을 봤는데, mbti 검사를 할 때 양극단으로, 그러니까 1점 아니면 5점으로 체크하면 100%가 나온대요. 그런데 mbti 검사할 때 가능하면 애매하게 체크하지 말라고 안내하잖아요. 그러면 외향형인 사람들은 그 안내를 보고도 중간에 체크하는지 궁금해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응 당연하지.” 하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놀랐어요.”
별 이야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놀란 반응을 보이셨다.
“저는 불안이 또 올라오는데요? 선생님이 안정되어 보여서 ‘우리 상담을 종결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더 진행해야 할 것 같기는 하네요.” 웃으며 말씀하셨다.
“mbti 검사 시작 전에 그렇게 안내하는 것은 최대한 솔직하게 하라는 뜻이에요. 그걸 보고 곧이곧대로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이런 순진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학교 다닐 때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말썽 안 부리고 자랐을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쌓여서 칭찬도 많이 들었을 거고요.”
“..칭찬은 도둑질도 더 잘하게 해요. 만족감이 엄청나서 조심해야 해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칭찬받으려고 살면 사람이 얼마나 잘 흔들리는지 알기에 더 와닿았다.
안쓰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셨다.
“이렇게 어른들 말 잘 듣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왔을 텐데 어떤 기분이 들어요?”
-“저한테는 너무 익숙한 상황이라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경쟁이라는 게 누군가를 밟고 올라선다는 거지만 너무 익숙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고... 저는 오히려 요즘에 학생들에게 별로 좋지 않다고 말하는 강의식 수업을 좋아했어요.”
“정말 우리나라 교육에 특화된 사람이었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인재였네요.”
-“맞아요. 저도 상대평가에 특화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내 점수보다도 석차를 보는 것이 즐거웠다. ‘내가 그래도 평균에 못 미치는 사람은 아니구나.’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성적표인지라 높은 성적을 받지 못했어도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었다.
“사람은 비난받을 때 더 성장하는 법이에요. 누가 나를 공격할 때 ”아니, 난 이렇게 생각해.“ ”내 맘이거든! “ 하고 주관을 세울 때 사람은 성장해요. 칭찬만 받고서는 절대 성장하지 못해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선생님의 말씀은 나에게 새로운 문을 여는 열쇠 같다.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서 선생님은 또 나와 눈을 맞췄다. 내가 했던 생각을 말씀드렸다.
“또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아요. 저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불안해서 주관을 세우지 못했는데 그 원인을 발견한 것 같아요.”
선생님은 흥미롭게 들으시며 말씀하셨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왜 안 되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저는 후회하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며 말할 정도로 나는 후회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후회하는 게 왜 그렇게 싫어요?”
또 생각했다.
-“이것도 감정이라서 어떻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음... 두 갈래 길이 있다고 하면 잘못된 길을 선택했을 때, 그러니까 잘못했어도 ‘아, 이건 이게 잘못이었구나!’하고 깨달으면 상관이 없는데 ‘아 저 길을 선택했어야 했는데...’하고 후회하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게 되잖아요.”
선생님께서는 내 이야기를 듣고 “아, 그것은 성장과 관련된 이야기군요.” 하셨다.
성장?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이었다. 나는 그냥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하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 계속 머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후회하는 게 싫은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無의 상태, 그러니까 흰 도화지 같은 상태였는데 선생님의 말씀이 그 상황에 숨을 불어넣어 숨 쉬게 하는 것 같았다.
그간 모르고 지나쳤던 내 감정이 살아나 이상하게 눈물이 차올랐다.
-“맞아요. 저도 예전에 들었던 생각이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 안 된다고,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선생님은 완벽주의가 있다고 제가 말했었는데 틀렸네요. 완벽주의가 있는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모습을 어제, 오늘 항상 같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선생님은 계속 성장해 나가려고 하는군요...”
-“네... 그런데 그런 성장의 욕구는 결국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거니까요. 그렇게 거창한 마음이라기보다는 ‘와 세상에는 배울 것이 정말 많아!’하는 유치한 마음이었어요.”
상담 막바지에 선생님께서는 나에 대한 마음을 내비치셨다.
“이렇게 잘 수용하는 내담자가 있다니! 선생님과 상담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선생님에게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선생님은 빛이 나는 사람이에요. 저는 처음부터 느꼈어요. 내 앞에서 계속 우는데도 선생님의 향수 냄새가 났어요. 그게 참 좋았어요. 선생님은 어떤 역경이 있어도 그걸 헤쳐 나갈 힘이 있는 사람이에요.”
나는 또 고개를 숙이고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고개를 젓지 않으려고, 아니라고 반박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선생님께서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말들이 또 나의 고집으로 버려지지 않도록...
#연애 #상담 #명언 #infj #자기계발 #우울증 #동기부여 #브이로그 #30살 #상처 #상처치유 #아픔 #공감 #고민상담 #이야기 #경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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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ноября 2024 г. 23:36:38
00: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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