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AP 기자에게 '학급 1등' 별명 준 감동 비화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AP통신의 바티칸 담당 기자 니콜 윈필드에게 특별한 별명을 선물한 일화가 공개되었습니다. 교황은 2018년 윈필드 기자에게 "라 프리마 델라 클라세(la prima della classe)", 즉 '학급 1등'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칭찬을 넘어, 때로는 '너무 똑똑한 척하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도 담긴 표현입니다.

별명의 배경은 2018년 칠레 성학대 스캔들 보도 과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외면하고, 가해 신부를 감싸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윈필드 기자는 교황에게 거침없이 질문을 던지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교황은 초반에는 피해자들의 고발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윈필드 기자는 "피해자들이 있다"고 강하게 맞섰습니다. 이 충격적인 대화 끝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스로의 실수를 깨닫고, 칠레 사태에 대한 조사단을 파견했으며, 최종적으로 공식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2023년 AP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그때 니콜이 기내에서 나에게 직접 진실을 말해줬다. 그 순간이 내게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칠레 사태를 통해 전 세계 교회 내 부패 문제의 심각성을 처음으로 인식했다고 밝혔습니다.

윈필드 기자는 이후에도 교황과 마주칠 때마다 '학급 1등'이라는 별명을 들었으며, 이는 교황이 비판을 수용하고 변화할 수 있는 인물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흥적 기자회견과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전통적인 교황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인간적이고 소통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확립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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