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처럼 투자하면 망하는거에요

TCM은 1994년 채권 트레이딩 분야에서 명성을 떨친 존 메리웨더가 월스트리트에서 당대 최고의 트레이더와 금융공학자들을 모아서 설립한 헤지펀드입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과 마이런 숄즈가 파트너로 참여를 했었는데요. 당시에 당연히 엄청난 기대감이 있었죠, 금융공학의 정점으로 불리는 학자와 최고의 채권 트레이더가 뭉쳤으니 엄청난 수익을 낼거라 믿었거든요.

실제로 첫 3년은 최고로 잘나가는 펀드로 명성을 떨쳤지만 점점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했구요, 경쟁사들이 치고 올라오니까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을 했고 운용하던 펀드의 순자산이 약 47억 달러 정도였는데, 레버리지를 통해 1000억-1200억 달러로 규모로 운용을 했다고 추정됩니다. 그러다 199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을 했고, 이 시기에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만회하고자 러시아 채권을 대규모 매수했다가 1998년 8월 17일 월요일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를 선언하면서 매수한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었고, 1천억 달러의 부채를 남겨둔 채로 파산 선언을 했습니다.

금융공학적으로 아무리 정교해보여도, 예측 불가능한 극단적 위험 앞에서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줬죠. 소위말해 천재들이 모여서 만든 투자 모델이긴 하지만 거기에 너무 의존했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과하게 썼던거에요. 근데 우리나라는 레버리지의 민족이지 않습니까, 최근 거래량을 보면 2배 레버리지 ETF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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