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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순공주는 조선 선조의 후손인 금림군 이개윤의 딸로,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가 비운의 삶을 살았다. 그녀는 청의 실권자 도르곤의 계비로 강제로 혼인했으나, 도르곤이 사망하고 재혼했던 친왕 보로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청나라에서 오랜 세월 외롭게 생활했다. 이후 1656년, 사신으로 베이징에 간 아버지 금림군 이개윤이 딸의 참담한 처지를 보고 효종에게 간청하여 그녀는 조선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조선으로 돌아온 의순공주는 경기도 의정부 금오동 천보산 자락에 묘소가 마련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청나라에서 공주의 시신을 찾지 못해 공주가 생전에 쓰던 족두리만 가지고 와 묻었다 하여 ‘족두리묘’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실제로 묘의 형태는 일반적인 조선 왕족 여성 묘소와 비슷하지만, 이 전설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구전되어 오며 공주의 비극적 귀향을 상징한다.

의정부 지역에서는 의순공주의 넋을 위로하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정주당놀이’가 전승되었다. 정주당은 공주가 돌아올 때 잠시 머물렀던 곳이라 전해지며,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당을 세우고 매년 정월 무렵 지신밟기와 농악놀이, 굿판 등을 열었다. 현재 정주당놀이는 의정부시의 대표적인 향토문화행사로 복원되어 의순공주의 충효정신과 병자호란 당시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중요한 전통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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