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무엇인가/ 앙드레 코스톨라니/ 듣고 싶은 이야기 book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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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꾼으로서의 인간이란 얼마나 고상한 직업인가? 투자자는 사람들과 접촉할 필요로 없고, 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처럼 손을 더럽히지 않고, 제품이나 먼지가 쌓인 창고 근처에 얼씬도 않고, 상인이나 돈벌이에 눈먼 사람들과 말다툼도 않고 매일 머릿 속으로 계산만 한다. 투자자는 일종의 철학자로서, 세상의 소란한 아귀다툼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채 여송연 연기를 뿜어내며 흔들 의자에 앉아 생각만 하는 것이다.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말대로 투자자란 '생업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투자자는 돈벌이 수단이 되는 도구를 항상 가까이 두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화, 라디오, 그리고 몇몇 종류의 신문 등이다. 그리 굉장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 속에 돈을 버는 비법이 숨어 있다. 투자자는 단순히 자구에 얽매이지 않고 행간에 숨어 있는 뜻을 읽는 재주를 터득하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직원도 고용주도 없다. 은행원이나 중개인처럼 까다로운 고객에게 시달릴 필요도 없다. 그러니 가히 귀족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투자자의 정신은 늘 깨어 있다. 심지어 꿈속에서도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아니면 단순히 관망만 해야 하나?'를 두고 고심한다. 마치 모든 음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오르간 연주자처럼 투자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는 사건을 꿰뚫어보고 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읽어내야 한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는 대개 특정 사건과 그 사건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투자자는 종종 알콜 중독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좋은 소식에 웃는가 하면, 나쁜 소식에 웃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관한 지식이란 과연 무엇일까? 프랑스의 한 유명한 사상가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다 잊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문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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