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앵거스 플레처/ 서문, 창작의 빛나는 하늘/ 듣고 싶은 이야기 book cut/ 오디오북

먼동이 틀 무렵이었다. 손가락이 장밋빛으로 물드는 어슴푸레한 햇살 속에서 경이로운 발명품이 탄생했다. 그것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둠 속에서 희망을 되살릴 수 있었다. 황홀감을 자아내고 믿기 어려운 나날로 이끌 수 있었다. 지루함을 몰아내고 하늘의 빗장을 벗길 수 있었다. 그 발명품은 바로 문학이었다. 그 경이로움을 직접 맛보기 위해 그날 새벽으로 돌아가보자. 문학이 왜 탄생했는지, 또 어떠한 일을 하는지 제대로 배워보자.
문학의 탄생. 기원전 2300년경, 지금의 이라크 지역, 눈 녹은 물로 일렁이는 티그리스 강 근처, 진흙 벽돌로 쌓은 거대한 궁전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다. 문학을 처음 발명했다고 알려진 이 아기는 향긋한 삼나무 침대에 누워 자장가를 들었다. 하얀 대리석으로 조각된 군인들이 아기를 에워싸고 있었다. 산을 잿더미로 만들고 컵에 피를 따르고 가시덤불에서 짐승을 때려잡는 용맹한 대리석 군인 조각상들의 호위 속에서 아기는 훗날 자신이 얼마나 유명해질지 모른 채 단잠에 빠져들었다. 아나톨리아의 은 광산부터 페르시아만의 해변까지 메소포타미아 전역에서 그녀의 이름이 울려 퍼질 것이다. 엔헤두안나! 엔헤두안나!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시절, 엔헤두안나는 버들가지고 하늘거리는 유프라테스강 하구로 파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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