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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2일, 목요일

아침 창가엔 비는 없었지만, 하늘은 잿빛 구름에 덮여 있었습니다. 창문을 반쯤 열자, 아직 덥지 않은 바람이 실내를 맴돌았고, 책상 위에 펼쳐둔 법전과 문서철이 오늘의 흐름을 예고하듯 조용히 놓여 있었습니다. 시야는 여전히 흐릿하고, 눈은 금방이라도 감기려 했지만, 마음은 또렷했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나의 길을 다하자"는 다짐이 천천히 속삭여졌습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오랜 고객 한 분과 함께 도가니탕을 나누었습니다. 긴 상담 끝에 함께한 식사였기에,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삶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라는 말은 어떤 보상보다 따뜻했고, 그 말 한마디에 다시금 제 직업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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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회생 보정서 제출과 민사소송 답변서 초안 검토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설계하는 각도에서 접근하는 일입니다. 특히 보정 기간이 촉박한 사건은 긴장감이 높습니다. 고객의 신뢰는 저에게 있어 가장 무거운 선물이자,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책임입니다.

국제 정세는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젯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긍정적인 수치로 나타났지만, 정작 시장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상승장이라는 환상이 짙게 드리워진 지금이야말로, 저는 현금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 30년의 경험은, 이런 시기에 ‘침묵 속의 경계’를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격변의 시기일수록, 법과 시장을 해석하는 눈은 더욱 냉정해야 합니다.

오후에는 여러 통의 상담 전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이 진심 어린 상담보다는 무료로 법률 조언만 받아가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귀한 시간을 들여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서비스’로만 소비하려는 시선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법은 단지 판례나 조문의 집합이 아닙니다. 저에게 법이란, 누군가의 울음을 듣고 그 어둠 속에서 길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진심으로 다가오는 이에게는 언제든 따뜻한 지도가 되고 싶지만, 그 사명감이 가벼운 기대나 습관적인 접근에 흔들려선 안 된다는 다짐도 함께 새겼습니다.

오늘도 대학원 강의 준비로 잠시나마 강단의 언어를 다시 떠올립니다. 비록 시력은 예전만 못하고, 건강도 쉽지 않지만, 제가 선택한 이 길에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지키고자 합니다. 법학박사로서, 또 법무사전문위원으로서의 사명은 결국 사람을 위한 법의 실천입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묵묵히 걷는 한 사람의 발자국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방향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눈과, 더 깊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마주하길 기도하며 오늘을 마무리합니다.

언제든 법률적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 주십시오. 단 한 분의 고민에도 귀 기울이며, 최선의 길을 함께 찾겠습니다.
문의: 010-5027-2030

법학박사 · 법무사전문위원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 서울법학과 부동산연구소장
김철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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