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파노라마 - 연어의 길은 없다 / KBS 20140918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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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망대해를 돌아 고향을 찾아오는 연어들. 하지만 이제 연어는 강을 거슬러 오르지
못한다. 현재 연어의 자연산란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 산란을 위해 힘들게 고향을 찾아온 연어가 강을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어의 길을 가로막는 장벽과 연어를
인공수정해서 방류하는 현실을 집중 조명한다.

▶ 이제 연어는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오르지 못한다
가을이 되자 동해안 하천이 술렁인다. 북태평양을 떠돌던 연어들이 1만 8천km를 헤엄쳐 고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뛰어난 후각으로 고향 하천의 냄새를 기억하고 찾아온다는 연어. 귀향 목적은 하나, 산란을 위해서다. 남대천 초입에 위치한 강릉교. 산란터를 찾아 강을 오르던 연어가 다리 아래 설치된 보에 길이 막혔다. 어도가 설치되어 있지만, 계단은 턱없이 높을 뿐 아니라 물길이 마른지 오래. 어도의 진입을 포기한 연어가 수중보를 직접 넘으려고 시도한다. 제작진이 촬영을 시작한지 한 시간째. 결국 지친 녀석은 물살에 떠밀려갔다. 그리고 기다리던 불법 낚시꾼에게 잡혔다. 우리 하천에 설치된 수많은 보와 댐으로 연어의 길이 막혔다. 힘겹게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들은 알을 낳기도 전, 허무하게 일생을 마친다.

▶ 육봉종의 탄생, 그리고 외래종의 침범
원래 연어의 산란터였던 남대천의 최상류 법수치 계곡. 하지만 지금은 연어가 아닌, 산천어가 이곳의 주인이 되었다. 바다로 나가지 못한 연어가 그대로 민물에서 자라 육봉화(육지에 적응해 살아가는 것)한 녀석들이다. 섬진강 댐이 만든 인공 호수, 옥정호. 이곳 상류에 외래종인 블루길과 배스가 나타났다. 고인 물을 좋아하는 블루길과 배스는
이곳까지 올라와 터를 잡고, 엄청난 번식력으로 토종물고기들을 위협하고 있다. 생태계의 오염과 교란, 이 모든 것은 강이 막히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 강과 바다가 통하자, 생태계가 살아났다
일본 큐슈 야츠시로시에 위치한 아라세 댐. 55년 동안 이곳을 지켜왔던 댐이 철거되고
있다. 물이 흐른 지 1년이 지나자, 50년간 보이지 않던 은어와 장어가 돌아오며 강은 옛 모습을 되찾아 갔다. 강이 살아나자 바다도 변했다. 야쓰시로 항에서는 학꽁치가 잡히는 등 바다 생태계가 살아났다. 강의 유기물이 바다에 공급되면서 바다의 물고기를 살찌운 것이다. 우리나라 시화호도 시화조력발전 수문 개방 이후, 큰 변화가 생겼다.
민물가마우지 등 희귀철새들이 찾아오며, 깨끗한 물에 산다는 참게가 20년 만에 대량으로 잡혔다.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화호, 강과 바다가 통하자 생태계가 살아났다.

▶ 해마다 이어지는 연어 방류행사,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연어의 고향이라 불리는 양양 남대천. 강폭을 가로질러 쳐놓은 그물이 연어의 길을 막고 있다. 연어를 강제로 포획해 인공수정을 하기 위해서다. 이제 연어의 자연산란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 대부분의 연어는 인간의 손에 의해 종족 번식을 한다. 지난 3월 열린 섬진강 방류 행사. 인공수정으로 자란 치어들이 드디어 강으로 나가는 날이다.
그런데 이날 방류된 연어는 성장 시기마다 고향이 다르다. 알이 수정된 곳은 강원도 양양, 부화해서 자란 곳은 경남 밀양, 그리고 방류되는 곳은 섬진강이다. 과연 이들이 고향 하천의 냄새를 기억하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연어 방류 역사 30년,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 이 영상은 KBS파노라마 – 연어의 길은 없다 (2014년 9월18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Видео KBS파노라마 - 연어의 길은 없다 / KBS 20140918 방송 канала 환경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