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포구의 투명한 흐름 | 아구아비바 커피 #designtrip #디자인트립

제주 신촌포구 끝자락.
차분한 회색 벽돌 외관의 건물 하나가 빛을 흡수하듯 서 있다. 눈에 띄지 않지만, 이상하게 자꾸 눈길이 가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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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이름은 아구아비바(Aguaviva) 포르투갈어로 ‘살아있는 물’이라는 뜻. 이름처럼, 공간에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과 감각이 있다.
반투명 커튼은 바람에 살랑이고, 원목 가구 위에는 절제된 선들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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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그림자, 커피의 향이 겹겹이 공간에 스며든다. 이곳의 커피는 한 잔의 음료가 아니라, 감각을 정화하는 하나의 흐름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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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좋았던 이날, 나는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원두로 만든 라떼를 마셨다. 우유의 부드러움 속에 퍼지는 은은한 꽃 향기와 맑은 산미. 텁텁함 없는 깔끔한 질감은 이 공간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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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깨어나는 감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맛. 잠시 말없이 머무는 사이, 커피 한 잔이 내 안의 리듬을 다시 정돈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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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내리는 방식도, 공간을 채우는 물건도 모두 ‘순환’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되어 있다.
과하지 않고, 소리 없이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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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공간이 아니라, 머무는 동안 내 안의 리듬이 살아나는 곳.”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아구아비바는 한 모금의 정화된 순간을 건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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