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일 복음 특강] 신앙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이것만 물어보라 I 전삼용 요셉 신부(수원교구)2025.7.20 천주교/가톨릭/신부님강의/가톨릭스튜디오
#전삼용요셉신부 #가톨릭스튜디오
연중 제16주일 – 신앙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이것만 물어보라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집에 방문하십니다. 예수님을 맞이한 마르타는 손님 대접을 위해 마음이 온통 분주합니다. 성경은 그녀가 “온갖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루카 10,40)라고 표현합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최고의 식사를 대접하고, 가장 편안한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 마음 자체는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각, 동생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일손은 부족하고 마음은 조급해진 마르타는 결국 예수님께 볼멘소리합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가서 저를 도우라고 이르십시오.”(루카 10,40)
이때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주신 답변은, 오늘 우리 모두의 신앙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41-42)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의 봉사와 수고를 절대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그녀의 ‘분주한 마음’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만약 마르타가 불만을 토로하지 않으셨다면 그런 말도 들을 필교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신앙의 핵심, 즉 우리가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doing)’에 집중하는가, 아니면 주님과 ‘함께 있느냐(being)’에 집중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마키아벨리가 쓴 『악마 벨파고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지옥의 왕은 인간 세상에서 결혼 생활이 왜 그토록 고통스러운지 알아보기 위해 악마 벨파고르를 지상으로 보냅니다. 부유한 귀족으로 변신한 벨파고르는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지만, 그의 삶은 곧 지옥보다 더한 고통으로 변합니다. 사치와 허영에 빠진 아내는 그의 재산을 물 쓰듯 썼고, 돈이 떨어지자 온갖 경멸과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벨파고르가 겪은 고통의 근원은 단 하나였습니다. 아내는 ‘벨파고르’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재산과 지위’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조건이 사라지자 사랑도 사라진 것입니다.
이와는 정반대되는 감동적인 실화가 있습니다. 영화 ‘슈퍼맨’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995년 승마 경기 도중 낙마하여 목 아래로는 전신이 마비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하늘을 날던 슈퍼맨이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숨조차 쉴 수 없는 존재가 되자, 그는 깊은 절망에 빠져 아내에게 삶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그의 아내 다나는 남편의 눈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이 가졌던 그 무엇과 결혼한 게 아니에요. 나는 ‘당신’과 결혼했어요.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에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이 말은 꺼져가던 그의 삶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아내의 사랑은 ‘슈퍼맨’이라는 화려한 배우를 향한 것이 아니라, 전신마비가 된 ‘크리스토퍼 리브’라는 한 인간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내의 지지와 사랑에 힘입어 재활에 매진했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척수 마비 환자들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바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자칫 주님이 아닌 주님이 주실 수 있는 것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0년 동안 정말 죽을힘을 다해 사목했지만 신자 수는 늘지 않았고, 교회의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모든 것이 실패했다는 생각에 십자가 앞에 엎드려 절규했습니다. “주님, 저는 실패한 목사입니다.” 그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니다. 내가 실패한 것이다.” 깜짝 놀란 그는 되물었습니다. “아닙니다, 주님. 제가 실패한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네가 성공했다면, 그것이 너의 성공이었겠느냐?”
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성공의 영광은 자신의 것으로 돌리고, 실패의 책임은 주님께 미루는 모순 속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가장 극적인 예는 ‘기적의 순교자’로 불리는 베트남의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입니다. 그는 주교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산 정권에 의해 체포되어, 무려 13년 9개월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그중 9년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독방이었습니다. 처음 몇 년간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사랑하는 신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었습니다. 그는 사목자로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느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그의 마음속에 찾아와 물으셨습니다.
“투안아, 너는 나를 선택했느냐, 아니면 나의 일을 선택했느냐?”
이 질문 앞에서 그는 모든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그동안 ‘주님의 일’에 얼마나 집착했는지를 말입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습니다. “예수님, 저는 다른 모든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그 고백의 순간, 그의 마음을 짓누르던 모든 고통과 어둠, 무력감이 사라지고 참된 자유와 평화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감옥은 그에게 주님과 가장 깊이 만나는 사랑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유능한 ‘가정부’가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신랑이신 그리스도만을 갈망하는 순결한 ‘신부’가 되고 싶습니까? 진정한 신부는 신랑과 ‘함께 있는 것’ 자체를 가장 큰 기쁨으로 여깁니다.
우리의 신앙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 하나만 던져보면 됩니다.
“나는 하루 중 어떤 시간을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가?”
만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망설임 없이 ‘기도 시간’일 때, 우리의 신앙은 길을 잃지 않은 것입니다. 기도는 주님을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시간이 아니라, 사랑하는 주님과 그냥 ‘함께 머무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신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도 시간이 줄어든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곤 합니다. 신자분들 중에는 평생 신부님이 성체 조배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우리 모두가 마르타처럼 주님을 위한 봉사에 분주하여, 정작 주님 곁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는 마리아의 자리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 10,42)라고 하셨습니다.
Видео [연중 제16주일 복음 특강] 신앙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이것만 물어보라 I 전삼용 요셉 신부(수원교구)2025.7.20 천주교/가톨릭/신부님강의/가톨릭스튜디오 канала 가톨릭스튜디오
연중 제16주일 – 신앙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이것만 물어보라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집에 방문하십니다. 예수님을 맞이한 마르타는 손님 대접을 위해 마음이 온통 분주합니다. 성경은 그녀가 “온갖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루카 10,40)라고 표현합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최고의 식사를 대접하고, 가장 편안한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 마음 자체는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각, 동생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일손은 부족하고 마음은 조급해진 마르타는 결국 예수님께 볼멘소리합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가서 저를 도우라고 이르십시오.”(루카 10,40)
이때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주신 답변은, 오늘 우리 모두의 신앙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41-42)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의 봉사와 수고를 절대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그녀의 ‘분주한 마음’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만약 마르타가 불만을 토로하지 않으셨다면 그런 말도 들을 필교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신앙의 핵심, 즉 우리가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doing)’에 집중하는가, 아니면 주님과 ‘함께 있느냐(being)’에 집중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마키아벨리가 쓴 『악마 벨파고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지옥의 왕은 인간 세상에서 결혼 생활이 왜 그토록 고통스러운지 알아보기 위해 악마 벨파고르를 지상으로 보냅니다. 부유한 귀족으로 변신한 벨파고르는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지만, 그의 삶은 곧 지옥보다 더한 고통으로 변합니다. 사치와 허영에 빠진 아내는 그의 재산을 물 쓰듯 썼고, 돈이 떨어지자 온갖 경멸과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벨파고르가 겪은 고통의 근원은 단 하나였습니다. 아내는 ‘벨파고르’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재산과 지위’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조건이 사라지자 사랑도 사라진 것입니다.
이와는 정반대되는 감동적인 실화가 있습니다. 영화 ‘슈퍼맨’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995년 승마 경기 도중 낙마하여 목 아래로는 전신이 마비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하늘을 날던 슈퍼맨이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숨조차 쉴 수 없는 존재가 되자, 그는 깊은 절망에 빠져 아내에게 삶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그의 아내 다나는 남편의 눈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이 가졌던 그 무엇과 결혼한 게 아니에요. 나는 ‘당신’과 결혼했어요.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에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이 말은 꺼져가던 그의 삶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아내의 사랑은 ‘슈퍼맨’이라는 화려한 배우를 향한 것이 아니라, 전신마비가 된 ‘크리스토퍼 리브’라는 한 인간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내의 지지와 사랑에 힘입어 재활에 매진했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척수 마비 환자들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바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자칫 주님이 아닌 주님이 주실 수 있는 것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0년 동안 정말 죽을힘을 다해 사목했지만 신자 수는 늘지 않았고, 교회의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모든 것이 실패했다는 생각에 십자가 앞에 엎드려 절규했습니다. “주님, 저는 실패한 목사입니다.” 그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니다. 내가 실패한 것이다.” 깜짝 놀란 그는 되물었습니다. “아닙니다, 주님. 제가 실패한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네가 성공했다면, 그것이 너의 성공이었겠느냐?”
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성공의 영광은 자신의 것으로 돌리고, 실패의 책임은 주님께 미루는 모순 속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가장 극적인 예는 ‘기적의 순교자’로 불리는 베트남의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입니다. 그는 주교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산 정권에 의해 체포되어, 무려 13년 9개월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그중 9년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독방이었습니다. 처음 몇 년간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사랑하는 신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었습니다. 그는 사목자로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느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그의 마음속에 찾아와 물으셨습니다.
“투안아, 너는 나를 선택했느냐, 아니면 나의 일을 선택했느냐?”
이 질문 앞에서 그는 모든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그동안 ‘주님의 일’에 얼마나 집착했는지를 말입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습니다. “예수님, 저는 다른 모든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그 고백의 순간, 그의 마음을 짓누르던 모든 고통과 어둠, 무력감이 사라지고 참된 자유와 평화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감옥은 그에게 주님과 가장 깊이 만나는 사랑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유능한 ‘가정부’가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신랑이신 그리스도만을 갈망하는 순결한 ‘신부’가 되고 싶습니까? 진정한 신부는 신랑과 ‘함께 있는 것’ 자체를 가장 큰 기쁨으로 여깁니다.
우리의 신앙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 하나만 던져보면 됩니다.
“나는 하루 중 어떤 시간을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가?”
만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망설임 없이 ‘기도 시간’일 때, 우리의 신앙은 길을 잃지 않은 것입니다. 기도는 주님을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시간이 아니라, 사랑하는 주님과 그냥 ‘함께 머무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신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도 시간이 줄어든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곤 합니다. 신자분들 중에는 평생 신부님이 성체 조배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우리 모두가 마르타처럼 주님을 위한 봉사에 분주하여, 정작 주님 곁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는 마리아의 자리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 10,42)라고 하셨습니다.
Видео [연중 제16주일 복음 특강] 신앙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이것만 물어보라 I 전삼용 요셉 신부(수원교구)2025.7.20 천주교/가톨릭/신부님강의/가톨릭스튜디오 канала 가톨릭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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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июля 2025 г. 13: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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